네이버랩스는 일상에서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한 로봇 기술을 연구합니다. 그래서 로봇과 사람의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은 중요한 연구 주제입니다. 최근 네이버랩스와 고려대학교 로봇인텔리전스랩 최성준 교수팀은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앰비덱스(AMBIDEX)를 활용한 '페르소나 기반 비언어적 상호작용 실험'입니다.
사람 간의 의사소통에서 몸짓과 표정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0~80%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도 몸짓과 표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만약 로봇에게 성격이 있다면, 사람은 몸짓과 표정만으로 로봇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실험 준비 1. 사람 같은 동작이 가능한 앰비덱스
앰비덱스는 이 실험에 정말 적합한 로봇입니다. 사람의 팔과 같은 7개의 자유도를 바탕으로 정밀하고 부드러운 다양한 동작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체구도 비슷하고요. 몸짓을 통한 비언어적 소통을 실험하기에 딱 좋습니다.
실험 준비 2. 몸짓 X 표정 = 성격
앰비덱스는 약 50개의 사람 동작 패턴을 담은 영상을 보고 상황에 적절한 몸짓을 학습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앰비덱스는 표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태블릿을 달고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활용해 표정을 더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로봇의 성격을 만들 차례입니다. 우리는 사람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외향성과 친절함을 기준으로 다양한 성격(페르소나)을 설계했습니다. 외향적이고 친절하거나, 내향적이고 불친절한 성격처럼요. 그리고 로봇 고유의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몸짓과 표정을 조합합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고 친절한 앰비덱스는 사람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양팔을 벌려 환영하는 동작을 취하는 식입니다.
사람들은 로봇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나?
과연 몸짓과 표정으로 만들어진 로봇의 성격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었을까요?
실험 결과, 사람들은 로봇의 성격을 잘 감지해 냈습니다. 표정과 몸짓의 차이를 느끼는 것이죠. 그리고 외향적이고 친절한 성격의 로봇이 사람들의 높은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실험에서는 잘 알려진 영화 캐릭터에서 페르소나를 모델링해보기도 했는데, 이때도 사람들은 앰비덱스의 행동으로부터 각 캐릭터를 잘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나쁜 로봇도, 금쪽이 로봇도 없다
이 연구는 로봇이 기능과 효율성을 넘어,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성격까지 설계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어릴 적 애니메이션에서 보았던 로봇들이 각자의 몸짓과 표정 덕분에 특별한 개성을 지녔던 것처럼요.
실제 생활 공간에서 서비스 로봇이 더 많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성능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로봇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통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로봇의 성격은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노동력을 대신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로봇 공학자들의 오랜 과제이지만, 사람과 로봇의 정서적 교감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미래에는 사람과 성격이 잘 맞는 로봇들이 많아질 거라 기대합니다. 세상에 성격 나쁜 로봇은 존재하지 않게 되겠죠.
이번 연구는 RA-L(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 저널 및 ICRA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Towards Embedding Dynamic Personas in Interactive Robots: Masquerading Animated Social Kinema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