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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Tech

네이버 로봇만의 특별함

매일 수많은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새로움에 도전하는 네이버 직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와 생각, 그리고 경험들을 직접 소개하는 네이버 연재 칼럼, [네피셜]에 소개된 네이버랩스 김정은님의 이야기입니다.

"네이버에서 로봇 만드는 일 합니다"

다소 앞뒤 어울리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제가 하는 일입니다. 오늘 저희 팀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소개를 드리려고 하는데요. 예전에 제가 네이버랩스에 지원하던 당시를 생각하며, 그때 궁금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며 적어보려고 합니다. 마치 제가 옆에 있는 것처럼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

‘로켓’ 만들다가 네이버 입사한 이유? 실제 삶에 적용될 수 있는 미래기술에 끌려서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 로봇, AI와 같은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네이버의 자회사이고, 제가 일하는 곳은 네이버랩스 Robot SW & Deep Learning팀입니다. 저는 이전엔 항공우주 분야에서 로켓 관련 연구를 하다가, 실제 삶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에 끌려 네이버랩스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네이버 로봇의 소프트웨어와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어요.

네이버랩스에 입사 전, 로켓 엔진 내부 유동, 연소 다이나믹스를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더 안전한 고성능의 로켓엔진을 만드는 일이었죠. 어렸을 때부터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걸 꿈꿔왔기에 자연스러운 진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연구를 하면서 개인적인 갈증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제는 항공우주분야 기술들이 실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험성, 안전성 등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기존의 검증된 시스템을 개선하는 보수적인 연구들이 주를 차지해요. 게다가 프로젝트 하나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10년 이상인 경우도 많고, 시간적, 인력적, 비용적으로도 천문학적이고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뚝딱뚝딱 적용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와는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가깝게, 좀 더 직접적이고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를 창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고민들이 자연스레 ‘로봇’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분명 로켓과 로봇은 다른 점이 있지만, 로봇과 같은 고체가 움직이는 동역학과 제가 공부했던 (유체가 움직이는) 유체역학은 사실 역학적인 토대가 같습니다. 로켓 연구를 하면서 전산유체역학을 깊게 공부하고 시뮬레이터를 개발해야 했었는데, 이 부분들은 요새 뜨는 머신러닝, 그리고 학습을 위해 필요한 시뮬레이터 개발과 겹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저는 로봇에 특화된 기술들 (로봇에 쓰이는 센서나 모터 각종 고전 알고리즘, 로봇 임베디드 모듈)등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 이런 부분들을 랩스에 들어와서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팀원분들의 도움으로 배우고, 또 제가 가진 지식과 융합해서 더 좋은 성능의 로봇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네이버에서 로봇을 만든다고요? 네, ‘진짜’ 만듭니다

사진은 저희 팀 리더님입니다. (저 아니에요 ^^)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다 보면) 네이버가 로봇을 만든다는 답변에 다들 좀 의아해 하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기업이다 보니, 로봇은 생소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네이버랩스에서는 기구, 전장, 제어, 소프트웨어, 기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정말로 로봇을 직접 개발하고 있어요.

이미 개발자 컨퍼런스(a.k.a DEVIEW)나 CES, 파일럿 등을 통해 공개된 로봇도 많아요. 구동 종류로 나눠서 소개하자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어라운드(AROUND) 시리즈, 사람과 인터랙션이 자연스러운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 4족보행 로봇인 MIT 미니치타 등이 있죠. (앰비덱스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MIT 미니치타는 MIT와의 산학협력 결과물이에요.) 매핑로봇 M1,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들어간 에어카트(AIRCART),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연구한 쉘리(Shelly)도 빠질 수 없죠.

그동안 공개했던 어라운드 시리즈입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매핑로봇 M1

IT기업들에겐 이젠 ‘특별하지 않은’ 로봇, But, powered by NAVER만의 특별함들

사실 네이버에서 ‘로봇을 만든다는 것 그 자체’는 더 이상 특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적 IT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로봇 엔지니어 입장에서 ‘네이버에서 만드는 로봇’이 가진 세 가지 특별함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선,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내재화 해나가고 있는 네이버랩스만의 압도적인 기술들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가지는 Visual Localization 기술, 다수의 로봇에서 성능이 입증된 자체 로봇 프레임워크, 네이버랩스 유럽과 함께하는 뛰어난 딥러닝 기술, 혁신적인 하드웨어 기술 등을 가지고 있어요. (흠 너무 찬양한 거 같기도…but,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겐 굉장한 일이에요. 사실 로봇을 만든다는 것은 아주 많은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필요하거든요.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완성도가 훅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세계적 수준의 내재화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제가 만들고 싶던 로봇의 모습에 좀 더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네이버랩스에서는 기구, 전장, 제어, 소프트웨어, 기획,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정말로 로봇을 직접 개발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사진은 작년 1월 CES때 세계 최초로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에 성공했던 시연 장면이에요. 클라우드 및 초저지연 통신 기반 로봇 제어 기술과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의 완벽한 조합이었죠.

두번째로, 이런 기술들을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빌딩 차원에서 구현해볼 수 있는 1784 프로젝트입니다.

작년에 이 계획이 외부에 처음 공개되었죠. 기존 네이버 그린팩토리 옆의 신사옥을 짓는 프로젝트인데, 이 건물 전체에 "Robot-friendly building, human-friendly robot"을 모토로 네이버랩스의 로봇 기술들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엔지니어라면 두근거릴만한 프로젝트죠. 아주 난이도 높은 일상의 환경에서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볼 수 있으니까요. 이런 과정이 기술의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요. 지금 네이버랩스에서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로봇 구동, 수많은 로봇을 동시에 컨트롤하는 군집 제어 시스템, 로컬에 존재하던 로봇의 브레인을 클라우드 서버로 옮기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 등 신사옥에서 만나게 될 멋진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마지막으로, HW들이 주도하던 기존 로봇 시장의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네이버의 IT기술력과 로봇의 시너지에요.

로봇은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많은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특징이 있어요.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물리 공간에서 움직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전통적으로 로봇은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회사들이 주도했죠. 하지만 이제 로봇이 공장을 벗어나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으로 오게 될 것에요. 로봇이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시 고민할 단계가 온 거죠. 혹은 어떤 서비스와 융합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어떤 세심한 경험을 제공할지도 중요해졌어요.

그리고 이런 건 지금까지 네이버가 아주 잘 해왔던 것들이죠. 저는 기존 네이버의 서비스나 정보들이 로봇이라는 물리적인 실체를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상황을 상상해요. 지도는? 쇼핑은? 예약은? 주니버는? 지금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거에요. 아예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할 수도 있고요. 잠재력은 어마어마 해요. 그리고 지금 제가 하는 일이, 바로 그 많은 가능성을 열어가는 토대를 만들어가는 거라 생각해요.

로봇, 1살: 참 어렵다, 너라는 ‘사람’, 저는 로봇 주행 모듈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끝도 없을 것 같은 네이버랩스 자랑을 잠시 접어두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설명해드릴게요. 쉽게 말해, 저는 로봇이 스스로 이동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방해하거나 위협하지 않는 주행 모듈을 개발하고 있어요.

이 영상처럼 우아한 로봇 주행을 위해, 정말로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가득합니다

작년에는 카페에서 음료를 배달하는 딜리버리 로봇, ‘어라운드 C’를 개발했는데요, HRIHuman-robot Interaction 검증을 위해 그린팩토리 1층 카페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했었죠. 사실 최근에는 로봇 서비스가 미디어에 점점 더 많이 보여지기도 하지만, 로봇이 우리 삶으로 들어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에요. 가공되지 않은 실제 생활 환경에서 로봇을 풀어놓고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아직은 흔치 않죠. 체험단을 사전에 모집하지 않고 카페에 방문하신 분들이 자발적으로 로봇 서비스를 경험했는데요, 이때 로봇이 처하게 되는 상황들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었어요. 로봇 입장에서 사람이란 존재는 참 이해하기가 어렵거든요. 이런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이 제가 하는 일의 난이도를 급격하게 증가시키죠.

로봇은 아이들의 친구! 하지만 아이들은 로봇 최대의 난제죠

대부분 타사의 이동형 로봇의 경우 값비싼 핵심 센서인 '라이다LiDAR’가 필수로 장착되어 있는데, 네이버랩스의 어라운드 시리즈에는 이 센서가 없어요. 대신 강화학습 기술과 저렴한 센서 구성만으로 자연스러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했죠. (로봇 강화학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아주 자세히 보실 수 있어요.) 로봇 대중화를 위해서 제작비 같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가 줄곧 추구해온 방향이에요. 이처럼 전통적인 로봇 구성을 탈피하고,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꼭 저희 팀에 지원해주세요. 기다렸던 팀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아닌, 새로운 문제와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가는 네이버랩스 로봇팀.

네이버랩스라는 회사 분위기에 대해서도 떠오르는 대로 말씀드릴게요. 위에서는 그냥 로봇팀이라고 합쳐서 불렀지만, 실제로는 아주 다양한 분야가 함께하고 있어요. 기구, 전장, 제어, 소프트웨어, 기획, HRI 등등. 제가 속한 소프트웨어 쪽에도 펌웨어 레벨부터, 딥러닝, 강화학습, 비전,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업하죠.

System: [ME/EE 하드웨어팀] 엔지니어들이 [로봇]을 뜯어고치고 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쪽 일은 이미 정해진 답을 찾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지금 세상에서 정말 실생활에서 동작하는 로봇(서비스를 하는)이 없기 때문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들이니까요. 그래서 정답이 없어요. 조금 더 나은 방법들에 대해 연구들이 학회나 논문을 통해 제안되고 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답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경험만큼이나 앞으로 뭘 해보고 싶은 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예시를 들어볼까요?

로봇은 센싱을 해서 주변 물체를 인식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어떤 움직임을 취할지 결정하고, 모터를 통해 실제 물리적인 동작을 수행하게 되는데요. 일단 센싱만 보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센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왜냐하면 사람만큼 주변환경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센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떤 센서들을 쓸것인가, 센서를 어떻게 튜닝하고,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아니면 비젼과 융합해서 아예 새로운 센싱 알고리즘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 모든 게 재량이고 학교, 기업 모두 각자의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또 하려는 서비스와 개발기준이 달라짐에 따라 새로운 센싱 시스템이 나오죠. 실제 저희가 라이다(LiDAR) 없이 ToF라는 그 당시에는 아무도 로봇에 적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센싱 시스템을 어라운드에 적용했던 것처럼요.

그래서 저희는 해야 할 일이 주어지기보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일을 찾도록 기다리는 문화가 있어요. 어쩌면 체계화된 분위기에서 맡은 업무만 정확히 수행하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약간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스스로 주도하며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에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분이라면, 네이버랩스가 최적의 장소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회사라는 건 세상에 없겠죠. 동일한 환경도 어떤 분께는 단점이 될 수 있고요. 잘 맞는 분이 오셨을 때 비로소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거에요. 네이버랩스는 각자의 일을 적당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스스로 만들어가고 싶은 게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꼭 네이버랩스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채용 페이지는 언제나 열려 있거든요.

자유로운 문화와 맛있는 밥이 존재하는 곳

또,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로워요. 호칭은 모두 "~님"으로 불러요. 신규입사자부터 대표까지 다 해당되고요. 그리고 누군가 의견을 내면 모두가 경청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에요. 연차보다는 전문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실험적인 로봇 개발이 주로 이루어지는 곳에 가면, 약간 비밀 창고 느낌도 물씬 나고요

여기까지 읽으셨는데도 채용 페이지를 클릭하시기 망설여지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정보를 드리자면… 네이버랩스 키친에서 먹는 밥이 정말 맛있어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이것도 정말 중요해요!) 랩스키친에서 그 동안 먹었던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던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좋은 회사 복지가 참 많죠. 입사 후에 친구들에게 회사 생활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제가 너무 세뇌된 거 아니냐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정말 연구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분위기는 중요해요.

두서 없는 글이었지만,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 네이버랩스 홈페이지에도 많은 정보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니, 더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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