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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6 Tech

ARTO-1, 사람의 붓 터치를 학습하는 드로잉 로봇

아르토원은 네이버랩스에서 연구 중인 드로잉 로봇입니다. 기존의 드로잉 로봇들과 다른 건, 아르토원이 사람 고유의 붓 터치 능력을 학습한다는 점입니다.보통 사람들은 붓을 쥐고 힘·속도·각도를 순식간에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쉽게 그림을 그리는데, 이 간단한 작업이 로봇들에겐 어렵습니다. (아마 동시대 대부분의 로봇들은 이 작업을 명령 받으면 바로 붓을 부러뜨리거나, 종이를 찢고 혹은 태블릿을 부술 수도 있습니다.)반면 아르토원은 사람의 손맛과 지능을 배우기 때문에, 사람들의 붓 터치가 어떤 힘, 어떤 속도, 어떤 각도로 움직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알고 스스로 판단해서 그립니다. 세밀하게 힘을 제어하는 양방향 햅틱 기술, 수천 가지의 동작들을 조합하고 명령을 내리는 클라우드 두뇌, 그리고 하드웨어의 정교한 조작 능력 덕분입니다.

아르토원을 만들고 성장시키고 있는 담당 엔지니어들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아르토원은 왜 태어났나요?

이태윤 (로보틱스그룹) : 네이버랩스에서는 로봇에게 사람 수준의 조작(Manipulation) 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한 다앙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봇에게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시키는 태스크러닝 프로젝트, 아주 정교한 조작 스킬 학습(Manipulation Skill Learning) 기술 등을 연구합니다. 아르토원도 이 연구 주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실증하기 위해 개발한 로봇입니다. 사람의 붓 터치를 학습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아주 섬세한 힘 제어 능력 뿐 아니라, 이미 학습한 수천 개의 붓 터치들을 잘 조합하고 계획하여 원하는 그림을 그려내는 조작 지능도 필수적이거든요. 아르토원은 사람에게 직접 배우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로 매 순간 드로잉 스킬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르토원은 사람 고유의 손맛과 지능을 학습하는 로봇입니다."

아르토원이 사람에게 직접 배운다?

박영효 (로보틱스그룹) : 네이버랩스에서 개발한 힘 제어 기반 양방향 햅틱 디바이스로 가르칩니다. 사람 특유의 다양한 드로잉 모션들을 학습합니다. 그렇게 배운 수천 개의 붓 터치 스킬을 클라우드에 모아둡니다. 네이버랩스에서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이 로봇의 두뇌 역할을 대신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데요, 아르토원 역시 클라우드 두뇌에서 수많은 붓 터치 스킬을 조합하고 빠르게 계산해서 드로잉을 합니다.

클라우드가 두뇌 역할을 하면 무엇이 좋나요?

박 :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장점이 있어요. 데이터센터 서버의 성능 좋은 GPU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여러 대의 아르토원이 같은 서버와 통신해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새롭게 학습시킨 모델로 동시에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간단합니다. 게다가 많은 계산이 필요한 작업을 데이터센터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아르토원을 구동하는 하드웨어나 컴퓨터 구성이 매우 간결해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근데 왜 (종이가 아니라) 태블릿에 그리나요?

박 : 아르토원에게 아주 많은 학습을 시켜야 하거든요. 연구자 입장에서 종이보다 태블릿이 관리 차원에서 유리한 점이 있죠. 그런데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려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요즘 태블릿과 펜슬은 얼마나 세게, 그리고 어떻게 누르는지에 대해 굉장히 정밀하게 반응합니다. 어떤 값으로 힘이나 속도, 각도가 들어가는지도 계산하기 용이하고요. 게다가 미끄러운 액정 표면이 로봇에겐 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도 있어요. 사람들도 처음 액정에 그림을 그리게 하면 다들 조금은 어색하거든요. 그러다 금방 적응하고 힘 조절 능력을 발휘하죠. 이러한 학습 과정을 로봇에게 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겠네요.

아르토원을 가르치며 흥미로웠던 순간은?

박 : 보통 우리가 로봇에게 학습을 시킬 땐 '하나를 알면 열을 알기'를 원하곤 해요. 가르친 100개의 스트로크를 똑같이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스트로크를 조합하며 일반적인 드로잉 능력을 키우길 바라는 거죠. 그래서 로봇이 예상보다 과감하고 무모하게 스트로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절하기도 해요. 우리는 그것을 '로봇의 자신감'에 대한 제약 조건을 푼다고 말하곤 합니다. (자신감을 수학적으론 가능도(likelihood)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게 문제가 될 때가 종종 생겨요. 연구가 한창 마무리될 즈음, 그림 한 장을 막 마무리하려던 아르토원이 갑자기 이상한 획을 그리며 다 그린 작품을 완전히 망치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엔 오류였나 싶었는데 아니었고, 학습이 어딘가 잘못되었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죠. 분석 결과 로봇이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나치게 일반화'를 한 케이스들이었어요. 알려주지도 않은 스타일인데, 로봇은 그걸 잘 그릴 줄 모르면서도 해보겠다는 선택을 한 거죠. 결국 가능도에 대해 정확한 추정을 할 수 있는 생성함수들로 모델을 바꾸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자신감으로 잘 그릴 수 있는 스트로크만 사용하게 했더니 해결되었습니다.

"아르토원은 기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드로잉 로봇이에요. 여전히 성장 중이고요."

앞으로의 계획

이 : 이 과정과 성과에 대해 다양한 학회 등을 통해 잘 알려나갈 계획이고요. 세계 최대의 로봇 학회 중 하나인 IEEE IROS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 2022에서도 아르토원에 대한 논문이 등재되어 전세계 로봇 공학자들과 인공지능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발표 예정입니다. (논문 제목 : Robot Learning to Paint from Demonstrations / 저자 : 박영효 (네이버랩스), 전승훈 (전 네이버랩스, 현 KAIST 대학원), 이태윤 (네이버랩스))

또 한편으로, 아르토원은 기술적 차별성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죠. 곧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에서 아르토원 전시될 예정인데요, 1784의 공간 컨셉이 'The Testbed'입니다. 그리고 이 전시가 그에 딱 맞는 시도에요. 전시 중인 여러 대의 아르토원이 그린 데이터와 기록들은 클라우드 서버에 매일 쌓이며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단순한 로봇 전시의 의미를 넘어 그 자체로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가 됩니다.

실제로 아르토원의 학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의 드로잉 능력이 계속 달라집니다. 마치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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